잡것

홍보병 현빈

랑주아톰 2011. 4. 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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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병 현빈

 

트럭 운전사에서 '로큰롤' 제왕이 된 엘비스 프레슬리가 징집영장을 받은 것은 데뷔 2년차로 한창 인기를 몰아갈 때였다. 엘비스가 가진 대중적 상품성을 알고 있던 군 당국은 그를 특별서비스부대(SSB)에 배치해 방송에 출연하고 인터뷰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엘비스는 '특별대우'를 사양했다.

 

▶엘비스는 여느 사병과 똑같은 훈련을 받고 서독 미군기지에 배속됐다. 1950년대 서독은 미국이 공산진영과 맞서는 냉전의 최전선이었다. 그가 입영을 앞두고 머리를 깎는 장면, 더플 백을 짊어지고 자대(自隊) 막사로 들어가는 장면이 사진으로 공개되자 팬들은 열광했다. 당시의 미 육군 문서는 "그를 우러르는 많은 젊은이들이 군 생활에서도 그를 본받을 것"이라고 했다. 엘비스를 선전에 활용하려 했던 군은 특혜를 마다하고 평범한 일선 병사로 묵묵히 복무하는 그의 모습 덕에 오히려 더 큰 홍보 효과를 누렸다.

 

▶우리 군에도 '국방홍보지원대'라는 특별 부대가 있다. 병사들이 라디오 MC나 행사 진행자로 군 관련 홍보나 군대 내 사기 진작 활동을 하는 곳이다. 연예인들에게 홍보지원대는 '꿈의 자대'라 불린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천정명·김태우·강타처럼 전방 수색대원이나 훈련 조교로 군 생활을 마친 연예인도 있다.

 

▶지난 3월 해병대에 입대해 신병훈련을 받고 있는 배우 현빈이 훈련을 마치는 이달 말 모병(募兵) 홍보병으로 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현빈은 드라마와 영화로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 군기 세고 훈련 고되다는 해병대를 자원해 화제가 됐다. 당시 현빈이 "해병대는 나의 오랜 로망이었다"고 하자 해병대는 "현빈은 다른 훈련병들과 똑같이 무작위 추첨으로 자대 배치될 것"이라고 했었다.

 

▶군에서 홍보병은 홍보병대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군 입대를 독려하는 모병 활동에 현빈 같은 스타가 어울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해병대는 현빈에게 총 대신 마이크를 잡게 하기 전에 국민이 현빈의 선택에 박수 친 더 큰 이유가 무엇인지 헤아렸어야 했다. 스물아홉살의 당대 스타가 군대 생활을 남들과 다름없이 묵묵히 잘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젊은이들에게 병역의무의 신성함과 공정함을 느끼게 하는 홍보가 어디 있겠는가. 군이 현빈을 특별취급 하겠다고 나서면서 '현빈 효과'는 빛바랠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