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사제폭탄 사건, 주가폭락 노린 투자자의 계획적 범행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폭발사건은 ‘주가폭락’을 노린 한 투자자의 계획적 범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사진은 검거된 용의자의 모습. 15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앞선 12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의 용의자 김모(43)씨는 “공공기관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나면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범행 발생 하루 전날인 11일 지인으로부터 5000만원을 빌려 주가가 내려갈 경우 큰 이득을 보는 ‘선물옵션 종목’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김씨는 5000만원 이외에도 지난해 11월 지인으로부터 모두 3억300만원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지만 4개월 만인 올 3월에 큰 손실을 봤다”면서 “이 때문에 김씨는 투자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려왔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특수강도 전과가 있는 김씨는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에 따른 보복테러 위협으로 국제경제에 불안감이 형성됐던 점에 착안해 주가폭락 이득을 노리고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이모(36)씨에게 “일이 잘 해결되면 1억원을 빌려주겠다”고 약속해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씨는 사제폭발물에 필요한 폭죽 8통과 타이머, 배터리 등 21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주범 김씨는 또 한 달 전에 강원도 정선의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박모(51)씨에게는 “심부름만 잘하면 3000만원을 주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김씨가 직접 제조한 폭탄을 서울역 물품보관소에 투입하는 ‘운반책’ 역할을 했다.
폭탄을 직접 제조한 김씨는지난달 인터넷에서 ‘사제폭발물 제조법’ 등 검색어를 입력해 나온 게시물을 보고 폭발물 제조를 배웠다.
이들 3명은 지난 14일 모두 붙잡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0시30분쯤 인천에서 폭탄재료를 구입한 이씨를 가장 먼저 검거했으며, 오후 5시45분쯤 경기도 양평에서 폭발물 제조자로 지목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이로부터 4시간여 뒤인 오후 9시10분쯤엔 서울 천호동에서 폭탄을 터미널 물품보관함에 투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씨를 붙잡았다.
이들 일당은 지난 12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휴대용 부탄가스를 이용한 사제폭탄으로 두 차례 동시다발적인 폭발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사용한 폭약은 장난감이나 폭죽놀이에 사용되는 화약으로, 큰 위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계자는 “김씨는 주가조작을 노렸지만, 사람을 다치게 할 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적 테러나 대공 용의점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상정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김씨는 ‘흉내나 내보자’는 차원에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며, 김씨의 채권관계나 증권계좌 손실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범 김씨에 대해서는 폭발물 사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이씨와 박씨는 불구속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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