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것

UFC 김동현, 콘딧에 1라운드 KO패

랑주아톰 2011. 7. 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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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동현… 6연승 무산

’스턴 건’ 김동현(29)이 미국 종합격투기대회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에서 난적 카를로스 콘딧(27·미국)에게 패해 동양인 최초 6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김동현은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132에서 웰터급 강자 콘딧에게 1라운드 2분58초 만에 심판 스톱 TKO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김동현이 2008년 5월 한국인 최초로 UFC에 진출해 이어오던 연승 행진도 5연승에서 멈췄다. 통산 전적은 14승1무1패1무효가 됐다.

 

한창 물이 오른 콘딧을 맞아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던 김동현은 1라운드 43초 만에 자신의 장기인 테이크다운(넘어뜨리기)을 성공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콘딧이 노련한 그라운드 스윕으로 자세를 바꾸면서 빠져나왔고 이후 스탠딩 탐색전이 팽팽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대치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밖으로 돌던 콘딧은 오른발 앞차기로 김동현의 주의를 분산시키더니 곧바로 뛰어올라 플라잉 니킥을 시도했고, 오른 무릎은 정확히 김동현의 턱에 적중했다.

 

이 한방으로 김동현은 그대로 무너졌고, 콘딧은 연속공격을 퍼부었다. 심판이 콘딧을 저지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이번 경기 패배로 김동현은 웰터급 타이틀전에 바짝 다가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2. UFC 김동현이 생애 첫 패로부터 얻은 교훈

"전략은 내가 우위라고 자신한다. 어서 조르주 생피에르와 붙고 싶은 마음뿐이다" -김동현-

 

"정말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다. 레슬링이 강한 상대로 고전했던 기억이 많다. 어떻게 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팀동료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카를로스 콘디트-

 

이상은 지난 UFC132의 웰터급 메인카드 매치를 앞두고 김동현과 콘디트가 언론에 쏟아낸 말들의 주요 골자다.

 

언뜻 보면 누가 '컨텐더(상위자)'고 누가 '언더독(도전자)'인지 쉽게 구분이 잘 안 간다.

 

김동현은 듣기에 따라 마치 콘디트는 안중에 없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반면 콘디트는 랭킹 면에서 훨씬 앞서있는 명파이터임에도 그 어느 때보다 극도의 경계심을 보였다.

 

격투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콘디트의 유일한 약점은 레슬링인데 김동현은 레슬링 스페셜리스트에 가깝다는 점에서 서로 상극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나 김동현이 경기 전 철철 넘치는 자신감을 주체할 수 없었던 주된 요인은 MMA(종합격투기) 입문 후 아직 단 한 번도 져보지 않아서 앞서 싸워본 비슷한 유형의 콘디트와도 별 무리 없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김동현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콘디트의 플라잉 니킥에 이은 소나기 펀치세례로 실신패하고 말았다.

 

종전 인터뷰에서 패배의 가능성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던 김동현이었으니 참으로 머쓱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결과였다.

 

경기내용을 보면 실제 콘디트가 얼마나 김동현을 경계하고 그에 대비한 엄청난 지옥훈련과 치밀한 전략을 수립했는지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김동현의 공격범위 밖에서 천천히 경기템포를 조절했고 순간적인 테이크다운을 당하고 난 뒤 곧바로 뒤집어버린 장면에서는 콘디트의 피땀 어린 준비성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콘디트는 타격, 레슬링, 그라운드 중 타격과 그라운드는 이미 최정상급임을 인정받았다. 항상 레슬링이 문제였다. 김동현전을 앞두고 그걸 보완하고자 레슬링이 강한 체육관을 직접 찾아 지옥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그 노력의 증거가 경기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콘디트는 김동현보다 레슬링이 훨씬 더 센 미래의 생피에르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레슬링 보완에 온 힘을 쏟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챔피언이 되려면 약점마저도 강점으로 승화시켜야만 된다고 강조했다. 말이 아닌 실제 흘린 땀으로 생피에르를 겨냥했던 것이다.

 

반면 김동현은 여러 모로 말이 앞섰다. 콘디트와 붙기 불과 이틀 전 현지언론에 대고 생피에르를 언급했다. 콘디트전 역시 전략적 우위만 장담했을 뿐 실제로는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는 경기력으로 일관하다 상대전략에 말렸고 당황하기도 잠시 기습공격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져본 적이 없기 때문에 넘치는 자신감은 어쩔 수 없었던 걸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굳이 패인을 분석하자면 너무 자신의 레슬링 실력과 그걸 기반으로 한 필승전략을 과신했던 결과로 풀이된다.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다는 걸 잠깐 잊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리고 강자를 만나면 만날수록 반드시 파헤법은 나오기 마련이다. 뼈저린 생애 첫 패배를 안긴 콘디트가 그 사실을 증명해줬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돌이켜보면 콘디트는 진정한 강자의 모습 그대로 겸손하게 김동현을 대했다. 이와는 반대로 김동현의 마음자세에는 처음부터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남들이 앞서있다고 평가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건데 김동현은 콘디트를 얕잡아본 경향이 많았다. 종전 김동현을 한낱 동양선수로 깔보다 큰 코 다친 다른 선수들과 콘디트의 준비자세는 분명히 달랐던 걸 무시했다.

 

심지어 UFC 무대에서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김동현의 타격에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의 칼날을 세우던 콘디트다. 과거 일본 약소단체에서 타격으로 명성을 떨치던 김동현의 오래된 영상까지 낱낱이 확인했다는 걸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원래 기량도 앞서는데다 준비성마저 철저하다 못해 철두철미했으니 자만하던 김동현의 참패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이게 끝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이고 '한번 패배는 최고의 스승이다'는 말을 김동현은 가슴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말 그대로 세상은 넓고 고수는 수두룩하다. 창피할 것 없다. 원래 잘나갈 때는 백번 말해도 잘 들리지 않는 법이다. 뭐든지 직접 겪어봐야 가장 잘 깨닫는다.

 

그래서 이번 패배는 쓰디쓴 보약이다. 몇 번 이겼다고 자만할 게 아니라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다는 걸 명심하고 항상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남들보다 2-3배 이상 더 노력하고 준비한다면 김동현은 다시금 생피에르에게 도전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파이터다.

 

콘디트전을 통해 싸움의 기본인 타격이 경기를 운영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을 테다. 레슬링이 약한 콘디트가 그걸 보완하기 위해 동분서주 죽을힘을 다했듯 앞으로 약점인 타격보완을 위해 총력을 쏟는다면 재기는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