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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가구 거주마을에 암환자가 12명?

랑주아톰 2011. 8.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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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가구 거주마을에 암환자가 12명?

고양 '견달마을'서 2003년 이후 암환자 잇따라 발생

폐암 7명, 갑상선암 3명 후두암·대장암 1명씩 발생… 폐암·후두암으로 4명 사망

불안한 마을 주민들 "대기오염 시설 원인" 주장… 市, 규명작업에 본격 착수

"열여섯에 이 동네로 시집 와서 70년 넘게 살았지. 옛날엔 참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왜 요즘 자꾸 우환이 생기는지 모르겠네."

 

23일 오전 11시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4통 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정현숙(87)씨는 "동네에서 자꾸 불치병 환자가 나오니 마음이 편치 않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견달산 아래 자리잡아 '견달 마을'로 불리는 이곳에서는 최근 암 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아 민심이 흉흉하다. 주민들은 고양시에 위해 환경을 조사하고, 암 환자의 집단 발생 원인을 규명해달라는 진정서도 냈다.

 

견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는 지난 2003년 이후에 암 환자가 12명이나 발생했다. 이 마을에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 27가구, 약 6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폐암 7명, 갑상선암 3명, 후두암과 대장암 각 1명이다. 특히 호흡기와 관련된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4명은 폐암과 후두암으로 사망했다.

 

주민들은 이달 초 폐암으로 사망한 천모(68)씨의 장례식에서 진정서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천씨는 평소에 술과 담배를 전혀 안 했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통장 이현규(53)씨는 "작년 6~7월에 천씨를 비롯해 3명이 잇따라 암 판정을 받았다"며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고, 불안해서 견딜 수 없으니 원인을 알아보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 최근 암 환자가 집중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고양시 식사동 견달마을 일대. 건너편에 보이는 대형 아파트 단지가 식사지구이다. /권상은 기자 견달 마을에서는 지금은 5명이 암으로 투병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폐암 환자 4명은 모두 여성이다. 가장 젊은 김모(57)씨는 지난 2008년 10월 건강검진에서 폐암 1기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33년째 살고 있는데 옛날보다 공기가 많이 나빠졌다는 것을 저절로 느낀다"고 말했다. 나머지 3명은 70대와 80대이다.

 

마을 주민들은 주변의 공장 지대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지목하고 있다. 이 마을은 단독·연립주택이 공장에 포위되듯 자리잡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공장이 들어오기 시작해 지금은 1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업종도 기계, 금속, 가구, 인쇄, 석재 등 다양하다. 과거에는 가구공장도 많았으나 식사지구가 개발되면서 대거 이전했다.

 

주민들은 특히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와 레미콘 공장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가동해왔으며 규모도 크다. 그러나 한 업체 대표는 "마을과는 1㎞도 넘게 떨어져 있고, 그동안 1500여명이 근무했으나 폐암 발병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며 개연성을 부인했다. 이들 업체 근처에는 최근 46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위시티'가 들어서면서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고양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견달 마을과 위시티 2곳에서 대기오염을 측정하고, 주민 건강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이경재 환경보호과장은 "주민들의 불안을 감안해 실제로 암 발생 빈도가 높은지, 특정 유발원인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나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명확한 규명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