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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전학도 또다른 폭력… 결국 '폭탄돌리기'

랑주아톰 2013. 4. 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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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전학도 또다른 폭력

 

최근 경북 경산에서 한 고등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1년여간 추진해 온 학교폭력종합대책의 실효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제전학, 가해사실 학교생활기록부 남기기 등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강도가 세지고 학부모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 중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던 '강제전학'은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강제 전학을 간 가해학생이 해당 학교에서 또 학교폭력을 저지르거나 예전 학교를 찾아가 보복폭행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제주에서는 학교폭력으로 강제 전학됐던 중학생이 전학간 학교에서도 폭력을 휘두르다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학생은 동급생 20여명을 때리고 금품을 갈취했으며 과거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를 불러내 보복 폭행을 하기도 했다.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다 학교폭력 사건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아 부산으로 이주한 중학생이 전학간 학교에서 성추행, 폭행을 한 사건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이 결정된 학생을 받아들이는 학교는 무슨 죄냐""교육적인 측면에서 그 학생을 안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웃으며 받을 수도 없는 것이 일선 학교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야심차게 도입한 '복수담임제'를 한 학기만에 철회,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2인담임제'로 선회했다.

 

복수담임제는 한 학급에 정담임과 부담임을 정하고 학교 실정에 맞도록 담임의 업무를 분담해 추진하며 담임학급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였다.

 

하지만 교사들의 담임기피 현상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업무 부담만 늘린다는 등 각종 비판에 직면하면서 한 학기 만에 막을 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복수담임제는 책임소재의 모호함 등으로 20억원의 예산 낭비로 마무리된 정책"이라며 "학급당 학생수 인원감축, 담임교사 업무경감을 통한 생활지도, 상담시간 확보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해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도록 한 조치는 1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교육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내려진 징계사항은 학생부에 기재토록 의무화했다. 이 기록사항은 고입 또는 대입 전형에 반영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교육청들은 가해사실 학생부 기록이 해당 학생에게 '낙인'이 될 수 있다며 기록을 거부했고 교육과학기술부는 관련자들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사들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크다. 나숙임 인천 백학초 교사는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개최한 학교폭력 극복사례 및 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회에서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가해 행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학교에 따른 징계 양형의 차이, 학생부 기재로 인한 평생에 걸친 낙인효과 때문에 학교 폭력자치위원회의 관련자를 고소하거나 학교를 고소하는 일로 이어지고 있다""이런 압박 때문에 오히려 가해 행위가 은폐되고 비호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