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구… 1000구… 쌓이는 비탄
日 미야기현 해안서 주검 2000여구 발견
“1만5000명 아직 실종” 주민들 충격·불안
쓰나미 속에 사라졌던 이들이 결국 떼주검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14일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해안에서 2000여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도호쿠 대지진 발생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인 오시카 반도와 미나미산리쿠초에 각각 1000여구의 시신이 해안선을 따라 흩어져 있다고 미야기현 경찰이 밝혔다. 미나미산리쿠초는 주민 1만7393명 중 1만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다. 지난 11일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뒤 발견된 가장 큰 희생자 규모다.
미야기현의 오시카 반도 해안은 도호쿠 대지진의 진원지에서 130㎞ 떨어진 지점으로, 지진과 쓰나미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또 다른 1000여구의 시신이 발견된 미나미산리쿠초는 오시카 반도가 끝나는 육지 지점 해안에 위치해 있다. 어촌인 미나미산리쿠초는 해안선에서 3㎞ 지점에 마을 중심부가 형성돼 있지만 10m 크기의 초대형 쓰나미가 삽시간에 해안에서 10㎞ 내부까지 밀려들어와 초토화됐다.
사토 진 미나미산리쿠초 촌장은 NHK 뉴스에 출연, "쓰나미가 몰려와 마을 사무소 옥상으로 황급히 올라갔다. 이미 올라와 있던 30여명과 바닷가를 보니 집이 무너지고 파도가 마을을 집어삼켰다"며 당시의 긴박한 순간을 전했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마을에는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방재대책청사가 피해의 참혹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사토 촌장은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다. 전국의 여러분 도와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간신히 사지에서 탈출해 피난소에 몸을 누인 주민들은 이번에는 물, 음식, 연료 등이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다. 준비성이 치밀한 일본인들조차 대비할 수 없었던 재난에 구호의 손길은 미약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일본이 상상을 뛰어넘는 극심한 결핍상태를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나미산리쿠초 주민 400여명은 현지 중학교를 피난소로 삼아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전기와 수도가 모두 끊긴 데다 밤이면 매서운 추위로 고초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가 도시유키 교육장은 "어린이와 고령자가 많다. 지금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추위"라며 "석유난로와 회중전등, 촛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행동하고 있으나 물과 식료품, 난방기구 등이 부족한 상태여서 추가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사망자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경찰청은 이날까지 1886명이 숨지고 2369명이 실종된 것으로 발표했다. 이날 발견된 2000여구의 무더기 시신과 미야기현 센다이시 해안에서 발견됐던 익사체 200~300구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무라이 가조우 미야기현 지사는 "현재 생사가 불투명한 주민이 1만5000명가량"이라며 "(현내) 사망자가 1만명 단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야기현은 또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시신 화장작업이 늦어지자 주변의 다른 현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미야기현의 주민 234만여명 가운데 약 45만명은 주변 5개 현으로 대피한 상태(교도통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대를 이어 삶의 근원이었던 바다가 삶의 파괴자로 변하는 악몽을 경험한 미야기현 주민들은 여전히 충격과 불안의 포로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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