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최성국, 승부조작 관련 검찰 조사…파문 확산
1.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이 2라운드에 접어든 가운데 수원 삼성의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최성국(28)이 28일 오후 창원지방검찰청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최성국이 승부조작 사전 모의에 참석한 사실이 있다고 자진신고함에 따라 28일 수원 구단과 논의 끝에 최성국을 창원지검으로 내려보내 조사에 응하게 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최성국은 상무 시절 승부조작 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의심을 받고 있는 경기는 지난해 6월 2일 컵대회 성남 일화전과 6일 울산 현대전이다.
최성국은 프로축구연맹 자진 신고를 통해 승부조작 사전 모의에는 참석을 했지만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축구연맹 한 관계자는 "승부조작을 모의하는 모임에 참석한 것은 인정했지만 직접 가담하거나 금품 등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수원 관계자도 비슷한 설명을 했다. 최성국이 성남전을 앞두고 축구계 선배로부터 식사 초대를 받아 간 자리에는 상무 동료 6명이 있었는데 구속된 선수 모집책인 김동현 등이 함께해 회유했다는 것이다.
확답을 못한 최성국은 이후 상무가 성남과 1-1로 비기면서 승부조작에 실패하자 전주(錢主)와 배후조직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김동현이 최성국에게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는 간청을 했다고 한다. 최성국은 성남전에 결장했고 울산전에 선발로 나섰다.
수원 관계자는 "부담을 느낀 최성국이 부인과 에이전트에게 승부조작 건을 털어놓았고 울산전에서는 정상적으로 뛰었다고 했다"는 그의 주장을 전했다. 김동현이 건넨 돈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성국은 29일 오전 추가 조사를 받은 뒤 팀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성국 외에도 당시 경기에서 뛰었던 4~5명의 선수가 추가로 소환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 승부조작 가담자 절반이 ‘국대 출신’
몇 백 만원에 태극마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이번 프로축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검찰에 기소된 선수는 총 52명. 그 가운데 딱 절반인 26명이 한국을 대표했던 각급 국가대표 출신이다. 26명은 청소년 대표부터 A대표팀을 통틀어 한 번이라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인 A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선수도 10명이나 된다. 이들은 언제든 국가대표에 합류할 기량이 있었다.
곽규홍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7일 프로축구 승부조작 2차 수사결과 발표에서 "현역 국가대표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기소자 명단에는 6월 가나와 세르비아 전까지 소집된 현역 국가대표 수비수 한 명이 포함돼 있었다. 수비수 L(24·대구)은 A매치에 뛴 적은 없지만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부임한 이후 5번이나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다.
U-17대표팀에 잠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L은 지난해 3경기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받은 돈은 총 1000만 원이었다. 당시 소속팀의 주장 J(28)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전남의 미드필더 P(25)는 U-17부터 U-20·올림픽 팀까지 국가를 대표해서 46번이나 그라운드에 섰다. 그런 그도 축구계 선배인 김동현(27)과 최성현(29)이 건넨 2925만 원에 무너졌다. U-20팀에서 22경기나 뛰었던 대전의 수비수 P(24)도 최성현과 김동현의 권유에 700만 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참여했다.
선수들을 설득해 승부조작으로 끌어들인 김동현, 최성국(28)도 A매치까지 뛰었던 국가대표였다. 이들이 악의 구렁텅이로 빠진 첫 발은 축구계의 선·후배 제의에서 시작됐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선후배 관계가 끈끈하다. 이게 도리어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동료와 휩쓸려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동참한 사례도 많다. 승부조작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맛본 이후 발을 빼려고 해도 조직폭력배의 협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곽규홍 차장검사는 "일부 선수는 거액의 대가금을 챙길 목적으로 가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선후배 관계 때문에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한 번 가담하면 조폭이 승부조작 사실을 폭로한다고 협박해 다음 경기에도 어쩔 수 없이 승부조작에 가담해야 했다"고 밝혔다.
3."승부조작, 코치에게 알렸지만 묵살당해"
승부조작 사전 모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밝히고 검찰에 출두한 최성국 (28·수원 삼성)은 2003년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 국가대표로 동시에 뛰었을 정도로 스타급 선수다.
최성국은 지난해 상무 코칭 스태프에게 승부조작 시도가 있었던 사실을 내부 고발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무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후 프로축구계는 승부 조작이 계속해서 확대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최성국이 사전 모의에 참석했다고 밝힌 경기는 작년 프로축구 포스코컵대회 상무와 성남의 경기(6월2일), 상무와 울산의 경기(6월6일)다. 당시 상무 선수 6명이 사전 모의에 가담했으나, 승부조작을 하기로 했던 상무―성남 경기가 1대1 무승부로 끝나자 브로커인 김동현 은 전주(錢主)와 배후조직으로부터 엄청난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또다시 승부조작 모의가 이루어졌고 나흘 후에 열린 울산과의 경기에서 상무는 0대2로 패했다. 최성국은 "나는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김동현이 수고비라며 돈을 건네려고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이 작년 상무(당시 광주상무) 소속 선수 4~5명을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전과 전남에 이어 '상무 커넥션'이 승부조작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날 소환 조사를 받은 선수 중에는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선수에게 상무 시절 용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은 작년 상무의 9월 정규리그 경기 등에서도 승부조작이 이뤄진 정황을 잡고 윗선의 브로커를 잡기 위한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은 지난 4월 러시앤캐시컵 대전-포항전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미드필더 박상욱 등 8명이 검찰에 기소됐다. 전남은 전 국가대표 골키퍼 염동균(현재 전북)을 비롯해 작년 전남에서 뛰었거나 현재 전남 소속인 선수 7~9명이 2010시즌 9월 정규리그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창원지법에서는 지난 4월 러시앤캐시컵(대전-포항전, 광주-부산전)에서 승부조작에 참여하거나 스포츠토토 베팅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14명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 14명은 모두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돈을 댄 이모씨(30)와 곽모씨(30)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승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 토토를 구매한 전 포항 소속 김정겸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들 가운데 일부가 추가로 수사 중인 승부조작 사건에 관련돼 있어 수사 후 재판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나머지 브로커 2명과 선수 9명에 대한 구형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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