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깨어난 신영록의 기적 드라마
의식을 회복한 신영록(왼쪽)이 27일 오후 제주 한라병원에서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의 손을 잡고 강한 재활의지를 비치고 있다.
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병실에 들어서자 병상의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영록아 강해져야지, 힘내”라는 박 감독의 격려에 그는 마음을 다잡고 한마디 한마디 힘주어 “감독님”이라고 불렀다.
빡빡 깎은 머리에 수척해진 몸이었지만 그는 깨어나 눈물을 삼켰고,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지난 5월8일 대구FC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신영록(24·제주)이 마침내 깨어났다.
제주 한라병원은 2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사지의 세밀한 움직임에는 장애가 있지만, 신영록은 각성상태가 뚜렷해 의사소통은 자유로운 상태”라며 “마비증상도 없어 추후 재활치료를 열심히 하면 일상생활로 복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신영록은 지난 21일부터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숨을 쉬며 보호자를 알아보고 말도 가볍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회복됐다. 기관지 절개 부위를 막으면 “엄마”, “아빠”, “안녕히 가세요” 등 말도 할 수 있어 24일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 병원측은 환자와 가족의 안정을 위해 최종검사를 거쳐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신영록의 회복 소식에 가족과 제주 구단은 물론 많은 축구팬들도 큰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신영록이 쓰러진 이후 수많은 축구팬과 축구인들은 한 마음으로 신영록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전국 축구장에는 그의 회복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긴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제주구단에는 그의 회복을 기원하고 상태를 궁금해하는 전화가 답지했다.
축구팬의 따뜻한 사랑에 마침내 신영록이 일어났다. 박경훈 감독은 “영록이의 눈동자도 좋고, 얘기를 하더라도 잘 알아들었다. 본인이 일어서야겠다는 의지도 강하다”며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의 소망이 있어 영록이가 의식을 회복했다”고 감격해했다.
신영록의 아버지 신덕현씨는 “(신)영록이가 기나긴 악몽에서 깨어나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며 “여러분의 애정과 관심 덕분에 저희 가족들은 희망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그 동안 영록이를 아끼고 사랑한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는 자필 편지로 축구팬에게 감사인사를 올렸다.
축구를 사랑하고 신영록을 아끼는 가슴 따뜻한 이들의 하나된 마음이 마침내 그를 깨워 일으켰다. 계속되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우울한 축구판에 신영록은 기적같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팬들은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그가 다시 그라운드를 뛰는 또 하나의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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