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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백의 경제학

랑주아톰 2011. 8. 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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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쌀수록 잘 팔리는 샤넬 백의 경제학

샤넬 백은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디자인은 바뀌지 않는데 반해 2~3년만 지나면 구입가보다 비싼 값에 되팔 수 있을 정도로 가격 상승률이 높아, 최근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샤넬 백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경제학을 알아봤다.

 

참 신기하다. 쥐꼬리만 한 은행 금리,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 주식과 펀드 수익률로 가정경제는 늘 팍팍하기만 한데 백화점 명품매장은 늘 사람들로 문전성시다. 재밌는 것은 명품도 미묘하게 레벨이 나눠진다는 사실. 가방 하나가 차 한 대 값에 가까운 고가 브랜드일수록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샤넬이다. 세일은커녕 ‘한·EU FTA 효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도도한 몸값을 자랑한다. 관세가 낮아지면 가격도 낮아져야 정상일 텐데 말이다. 가격의 압박이 장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샤넬 백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샤테크, 샤넬 백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

 

많은 여성들이 샤넬 백에 열광하는 이유는 선호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수직 상승하는 가격도 큰 이유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 기정사실이라 해도 샤넬은 그 상승폭이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크다. 신상품 가격이 급격히 인상되자 중고 가격도 크게 올라, 중고 샤넬 백을 구입가보다 비싼 값에 되팔 수 있다는 뜻의 신조어 ‘샤테크’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프라다는 지난 7월 1일 기준으로 다수의 제품 가격을 평균 3% 가량 인상했다. 환율 등을 반영해 가격이 일괄적으로 조정된 결과다. 이에 앞서 루이비통은 제품 가격을 올 2월 5~6%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또다시 4~5% 올렸다. ‘3초 백’이라 불릴 정도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스피디30’은 지난 2월 92만 원에서 96만 5천 원으로 오른데 이어, 최근엔 101만 5천 원으로 올랐다.

 

이에 비해 샤넬의 상승폭은 가히 기하급수적이다. 지난해 7월에 이어 올 5월에도 25%나 가격을 인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환율을 이유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50% 가까이 인상했다. 이에 따라 샤넬의 대표 백 중 하나인 클래식 캐비어(미디엄)는 2008년 초 270만 원이던 것이 현재 579만 원에 판매된다. 중고 명품숍에서 이 제품은 38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은행 금리를 생각해보면 샤넬 백의 가치는 더 크게 와 닿는다. 샤넬 백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경제학의 기본 ‘수요공급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오히려 훨씬 인기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시장의 역설만이 존재한다.

 

샤넬의 마케팅 전략, 비쌀수록 잘 팔린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게 형성됨에 따라 샤넬은 아예 가격인상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루이비통이나 프라다 등 다른 명품 브랜드의 경우 가격인상을 미리 고지하지 않고 본사의 지침에 따라 갑작스럽게 단행하는데 비해, 샤넬은 한두 달 전에 매장에서 미리 가격인상을 예고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미리 사두려는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한다. 실제로 올해 5월에 샤넬이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지난 4월 전국 백화점의 명품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2%나 증가했다. 가격인상이 단행된 5월에는 매출액이 다소 밑돌았지만, 판매율은 다시 올라가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가장 인기 있는 클래식 캐비어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며 “인기 있는 미디엄 사이즈는 다른 매장에서 구해야할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고객이 재테크를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고시장에서도 고가에 판매가 되고 있어 부담 없이 구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샤넬 백에 숨은 경제학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수요공급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 인상폭이 클수록 매출액도 크게 늘어난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명품 빅3의 상반기 매출액을 보면 그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다. 루이비통은 2,424억 원(작년 대비 31.2% 증가), 구찌는 948억 원(작년 대비 19.5% 증가), 샤넬은 1,300억 원(작년 대비 54.8% 증가)이다. 가격인상폭이 가장 컸던 샤넬,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루이비통, 가격 인상이 없었던 구찌 순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업계의 특수성을 입증한 결과다.

명품은 일반 소비자와 달리 가격을 인상해도 수요가 줄지 않는다. 남보다 돋보이고 싶은 열망이 숨어 있어서다. 세월이 흘러도 대표 상품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명품 가방을 사는 경우도 많다. 디자인이 변하지 않는 샤넬 백이 특히 그러하고, 최근엔 재테크의 수단이라는 이유가 더해졌다.

 

샤테크 하기 전, 꼭 알아두어야 할 세금 정보

 

본격적인 휴가 시즌,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명품 가방 하나씩 사들고 오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고 있다. ‘샤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면세점은 세금 절감의 절호의 장소로 여겨지기도 한다. 인천공항 세관은 면세 범위를 초과해 명품 가방을 구입해 들어온 경우가 작년에 비해 두 배는 족히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면세점에서 샤넬 백은 구체적으로 얼마에 거래되고 있을까?

 

L면세점에서 ‘샤넬 타임리스CC’의 가격은 1,680달러다. 현재 환율(1,080원)을 적용하면 181만 원 선이다. 국내 L백화점에서는 이 가방이 241만 원에 팔린다. 백화점이 면세점보다 60만 원 비싼 셈이다. 이 ‘60만 원’에는 제품을 국내로 반입할 때 붙는 세금과 유통업체의 마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유통업자가 명품 가방을 국내로 들여오려면 우선 제품 원가(1,680달러)의 8%(134달러)가 관세(기본세율)로 붙는다. 소비자는 원가에 관세를 더한 1,814달러에 10%(181달러)의 부가세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명품 가방을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기본적으로 원가의 18.8%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구조다. 면세점에서 1,680달러인 ‘샤넬 타임리스CC’가 국내로 반입되면 세금 18.8%(315달러)가 붙어 1,995달러(215만 원)가 되는 셈이다.

 

국내 백화점에서는 이 금액(215만 원)보다 26만 원 비싼 24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 및 유통 마진이 더 붙은 탓이다. 만약 개인이 직접 면세점에서 이 가방을 구입해 국내로 들어오려면 세금을 이보다 조금 더 내야 한다. 개인이 입국할 때 내야 하는 세금은 주류, 가방, 의류 등 제품마다 조금씩 다른데, 가방은 일괄적으로 20%(간이세율)가 적용된다.

 

‘샤넬 타임리스CC’의 경우 원가(1,680달러)에서 1인당 면세 한도인 400달러를 뺀 1,280달러에 20%를 적용해 256달러를 세관에 신고, 납부하면 된다. 이 가방을 면세점에서 구입해 국내에서 가지고 다니려면 세금 포함 총 1,936달러(209만 원)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가격 차이 때문에 세금 지출을 줄이고자 해외에서 구입한 제품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들여오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인천공항 세관 관계자는 “휴가철을 맞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명품 구매 여행객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편 수하물을 전수조사하는 등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알아두세요!

 

세금 신고하지 않고 그냥 입국하면 괘씸죄

 

샤테크 해보겠다고 해외여행 시 샤넬 백을 구입했다면 평소 사용하던 것처럼 메거나 아이의 가방에 몰아넣는 등 스타일 구기는 방법보다는 신고서 제대로 작성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낼 것을 권한다. 세금 신고를 하지 않고 샤넬 백을 그냥 들고 입국하다가 적발되면 괘씸죄가 적용되어 기본 간이세율(20%)에다 30%의 가산세를 더 내야 한다. 200만 원짜리 가방을 신고하지 않고 들여왔다면 52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