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으로 시작한 주식, 욕심 버리면 CB·BW·파생도 기회"
"대학교 3학년 때 용돈 1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은 3억원으로 자산이 불었습니다. '풋옵션 대박' 같은 행운은 없었어요. 늘 마트에서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산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투자했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세뱃돈으로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해 현명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당찬 젊은이를 만났다. 강민석(32세·성균관대학교 SKK GSB 글로벌MBA 재학생)씨가 주인공.
강 씨는 "대박을 노린 위험한 투자는 해본 적 없다"며 "작년부터 월 50만원씩 적립투자했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장이 폭락하면서 8%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의 부모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설날 세뱃돈 대신 강씨가 직접 고른 코스닥 종목의 주식을 사주시곤 했다. 이때 생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줄곧 이어져 대학생 때는 직접 용돈 100만원으로 투자에 나서게 됐다.
강 씨는 "대학교 3학년 때 일찍 결혼을 하게 돼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동안 경제신문을 챙겨보고 투자관련 서적으로 꾸준히 공부도 해왔기 때문에 주식이 낯설지 않았다"며 "시장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했다"고 회고했다.
어린 시절부터 투자경험이 풍부했던 강씨는 주식 등으로 5000만원 가량의 목돈을 어렵사리 모았다. 이후 어느 정도 자금규모가 커지면서 투자대상으로 삼성카드 (49,600원 1900 -3.7%) 전환사채(CB)를 택했다. 삼성카드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는 작은 기사를 본 게 계기가 됐다
강씨는 만기이율과 상장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삼성카드 CB를 사들였고 상장심사가 통과하자 되팔아 10%의 수익을 거뒀다. 이후 현대카드 CB에도 미리 투자, 기대심리로 주가가 오를 때 매도해 역시 10%의 수익을 거뒀다.
강씨는 "CB 관련 책을 두루 읽으며 투자에 확신을 가졌고 당시에 삼성카드가 상장되는 것을 보면서 관련 회사들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CB에 이어 눈을 돌린 곳은 중국주식이었다. 강씨는 지난 2007년 3월경 홍콩에 상장돼 있는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 중국인수생명 3종목에 고루 투자했다. 차이나 리스크를 고려해 업종별 대표종목만 선정했다. 강씨는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인 9월에 주식을 매도, 100%의 수익률을 챙겼다.
그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유동성이 비싼 곳에서 싼 곳으로 흐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당시는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이 40배까지 치솟는 등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주식을 매도한 이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졌고 당시 주가폭락은 현금과 투자경험을 갖춘 강씨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그는 경제위기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우량기업들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눈을 돌렸다.
강씨는 아시아나항공, 기아차, STX 등이 발행한 BW에 투자해 큰 차익을 남겼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BW를 평균 600원에 매수해 4800원에 매도하면서 800%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국적항공사 입지와 금호산업 리스크가 계열사 가운데 비교적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해 투자한 게 주효했던 셈이다.
폭넓은 투자로 자산을 2억원까지 불린 강씨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주식워런트증권(ELW)에도 관심을 가졌다. 단기 트레이딩보다는 옵션만기일이나 추세가 뚜렷한 시기에 지수 위주의 투자에만 집중, 꾸준한 수익을 올렸다.
주식, 파생상품 등으로 번 돈 3억원 가운데 현재는 일부만 인버스ETF에 적립투자하고 있다. 인버스ETF는 상승장이 지속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투자해왔다.
강씨는 "한국시장은 회복력이 가장 빠르지만 글로벌 위기 때마다 고점 대비 지수가 반토막 나곤 했다"며 "글로벌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그동안은 유동성을 인위적으로 공급해 이를 지연시켰지만 언제든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해 인버스에 미리 투자해뒀다"고 설명했다.
강씨의 꿈은 액티브ETF 펀드를 만들어 시장상황에 맞게 다양한 ETF를 거래할 수 있는 펀드를 운용해보는 것. 대학원 과정을 거치며 교보생명 변액자산운용팀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현장경험을 쌓기도 했다.
강씨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꾸준히 시장을 지켜보며 공부하고 자신만의 매매원칙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개인투자자는 기관에 비해 매매가 자유롭다는 강점을 살려 투자기회와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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